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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카마르카
May 3, 2025
May 8, 2025

마르카마르카

화합의 주문, 새로운 시작

이번 전시는 마법 주문 ‘마르카 마르카’를 외친다. 여기서 ‘마르카 마르카’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장난스러운 마법 주문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표현 ‘막하막하(莫下莫下)’에서 영감을 받았다. ‘막하막하’는 "실력이 엇비슷한 이들 간의 치열함과 긴장감 없는 경쟁"을 뜻한다. 이를 발음하면 ‘마카마카’가 되어, 주문 ‘마르카 마르카’와 유사하게 들린다. 작가들이 새롭게 정의한 이 주문은 ‘막하막하’의 부정적인 의미를 지우고 장난스럽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위, 아래, 우등과 열등을 구분하려는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화와 교류의 장을 여는 첫걸음이다. 경쟁의 구도를 넘어 서로 다른 개성과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 단순히 작품의 나열이 아닌, 작가들이 펼치는 다채로운 화합의 장이다. 각자의 독창성이 모여 만들어낸 이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단순한 감상을 넘어 소통과 공감의 의미를 새롭게 제시한다. 마치 서로 다른 음색이 어우러져 하나의 화음을 이루듯, 관람객들에게 조화로운 메시지를 전달하며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경쟁과 구분을 뛰어넘는 이들의 작업은 화합이라는 주제 아래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김나경은 빠르게 회전하는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평화와 자유를 찾는다. 중심이 되는 나무와 그 주변의 생명체들은 동화적 상상을 더해 작가만의 세계를 완성한다. 작가의 작업은 밤과 낮의 구분이 흐려진 세계 속에서 활발히 뛰노는 요정들을 통해 어린 시절의 이상향을 그린다.

김은별은 그림을 통해 이미지가 머릿속에 남는 경험을 목판 작업으로 표현한다. 미술관에서 받은 강박과 정답을 찾으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목판의 레이어를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정답이 없는 그림을 시각화한다. 이는 기억의 형상화를 탐구하는 작가만의 회화적 접근이다.

김하빈은 연극과 뮤지컬에서 받은 감동을 회화로 구현한다. 감명 깊었던 대사와 가사, 무대의 구조 등을 기록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층적인 레이어를 가진 작업을 완성한다. 긴 신체와 과장된 자세로 표현된 인물들은 현실적인 감정을 극대화하며, 연극처럼 사람과 배경, 소품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그린다.

김희원은 자연의 고요함과 깊이감을 표현한다. 작가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따뜻한 선을 쌓아 자연이 주는 위로를 캔버스에 담는다. 변화하는 감정 상태를 자연의 깊이감과 결합하여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송민주는 신화, 명화, 미디어에서 가져온 상징적인 도상을 재해석하여 정답이 없는 질문을 탐구한다. 모호한 구성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고, 관객과 함께 의문을 공유하며 새로운 시각을 열고자 한다. 작가의 작품은 여러 요소를 겹쳐 조화되지 않는 색채로 평면적이면서도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황선영은 세상과의 적당한 거리 속에서 내면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 인형 탈을 쓴 캐릭터와 복잡한 디테일은 감정의 풍부함을 드러내며, 작가만의 재해석과 조합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작품을 통해 자신과 관객 모두 내면을 돌아보고 새로운 감각을 얻길 기대한다.

작가들은 각기 다른 세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풍성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이들의 작업은 단순히 독립된 개성을 넘어서, 서로가 만들어 내는 공명과 감각의 교차를 통해 하나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낸다. 각 작품이 품고 있는 고유한 이야기는 서로 다른 색과 결을 가진 목소리로 공존하며, 관객들에게 예술적 화합이 가져다줄 가능성을 전달한다. 그저 한 번의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화합을 통해 창조된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