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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 ㅜ 드러운, 비명: Soft S cream
Apr 3, 2024
Apr 14, 2024

『ㅂ ㅜ 드러운, 비명: Soft S cream 』

작가노트

『ㅂ ㅜ 드러운, 비명: Soft S cream 』 지면에서 3cm 떠 있는 것에서 오는 불안함을 털어내려는 기록이다. 내일이면 없어질지 모르는 붉은 열매, 겨울이 되면 없어질 도토리, 내가 먹은 아보카도 씨앗, 오늘을 기록하는 나의 단어. 이 모든 것은 현재 내가 여기 존재한다고 증명해 내기 위한 기록이다.
순간 머릿속에 찰나의 감정들이 지나간다, 내가 마주하고 있는 이 시간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 허구인가? 이 같은 질문을 되뇔 때 현실 감각이 사라진다. 갑자기 이 세계에 뿌연 존재로 초점이 나간 존재로 남게 된다.

그래서 난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난 아직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 모르기에, 이 세계에 뚜렷이 보이기 위해, 눈앞에 있는 것을 기록한다. 내가 미술을 시작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자,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유는 내가 원하는 것을 그려서 혹은 만들어서 간직하고 싶었던 거 같다. 아마 그 마음이 지금까지 오고 있지 않을까?

이처럼 『ㅂ ㅜ 드러운, 비명: Soft S cream 』 는 뿌옇고 초점이 나간 존재가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록이다.
청춘을 푸르다 못해 눈이 시리도록 푸르게 보내는 이들이 현실이라는 표면에 발을 딛고 달려갈 수 있도록 희망하며 그들에게 나의 낙관과 긍정을 보낸다.

서문

#1 ARTEL 전시장 이름의 의미

전시장의 이름은 ARTHOTE 이며 줄여서 *ARTEL 이라 부른다

*ARTEL 의 사전적 의미: (옛 소련의) 노동자[농민] 협동조합

#2 ARTEL 전시장의 역사

ARTEL 에서 진행한 첫 전시는 2023 년 1 월 11 일이다, 그 이전에는 물고기를 팔았던

물방이었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물이 가득했던 반지하라 음기의 기운이 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ARTEL 의 전시장 내부 바닥은 파랑 카펫이다.

#3 ARTEL 전시장의 내부 구성

ARTEL 의 전시장은 크게 a, b, c 나뉘어져 있다.

A. 벽면이 나무로 되어있는 (전시장 내부를 들어가자 보이는 공간이다, 직사각형의 공간이다)

B. 복도의 형태로 이루어진 공간

C. 전형적인 화이트 큐브 (나무로 되어 있는 공간과 이어져 있다, 정사각형의 공간이다)

두 공간 모두 공통점은 전시장의 바닥은 파랑 카펫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A. 공간

조도: 전시장 내부에서 가장 밝은 상태.

전시장 내부에 보이는 첫 작품의 이름은 <셋방살이 중인 무명의 누구 어서 오세요〉이다.

a 구역에 설치되어 있는 대부분은 색채가 뚜렷하다. 공간의 정중앙에는 소품 (돌멩이, 몽땅

색연필, 수세미, 바늘, 돌멩이, 어항, 항아리, 캐스팅한 달걀 아보카도 씨앗 등등 다양하다)이

올려져 있는 나무로 된 낮은 책상이 있고 바닥 여기저기 보인다. 정사각형의 30cm 유리

큐브 위에도 소품들이 보인다 (대부분 벽 가까이 있다) 수집한 모든 사물은 수집되었던

원본을 그대로 보존되어 있거나 2 차 가공을 하였다. 예를 들어 수집한 원본의 형태를

캐스팅하여 레진으로 2 차 가공을 하거나, 스프레이를 뿌려 원본의 색을 바꾸기도 한다.

여기저기에서 수집한 소품들에는 각각의 서사가 있다.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겠다.

빨강 몽땅 색연필: 내 고등학교 시절 입시로 인해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친구가 마지막

날 자신의 이름이 적힌 몽땅 색연필을 건네주고 갔다.

덕은 초등학교 배지: 학교 6 년을 졸업하면 받던 배지다.

돌멩이: 바닷가에 가면 바다를 봐야 하지만 돌멩이만 바라보던 20 살의 내가 주워 온

돌멩이다

B. 공간

조도: 전시장 내부에서 2 번째로 밝은 상태.

b 공간은 a 와 c 의 공간을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공간이다. b 의 공간의 끝으로 갈수록

조도가 낮아진다. 여기에서 저기로 갈 수 있는 통로이다. 가벽에 하얀색 선반이 설치되어

있다. 그 위에는 alfabeto 와 선 드로잉이 새겨져 있는 유리 돋보기가 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물결무늬의 유리와 백유리들이 놓여 있다, b 공간에 놓여 있는 유리들은 (드레멜

전동 휠 혹은 다이아몬드 손 사포로 유리에 이미지를 새겨 넣는다) 새겨져 있는 것은 형태가

분명한 이미지가 아닌 낙서와 비슷한 자유로운 선 드로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통로에 있는 유리들은 나의 혼자 말에 가까운 작품이다,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을 때 무념무상의 상태로 습관처럼 유리를 갈아 낼 때 나오는 작품이다.

C.공간

조도: 전시장 내부에서 제일 어두운 상태.

< c 공간 전시 관람 유의 사항 >

1. c 공간은 내부는 1 인 관람이다.

2. c 공간은 내부는 암실의 상태이다.

3. c 공간은 사방이 막혀 있는 방이다.

4. c 공간 내부의 작품은 전부 유리이다.

5. c 공간은 손전등으로 전시를 관람한다.

6. c 공간 내부는 빛이 없기 때문에 전시할 때 천천히 관람해야한다.

전시장의 유리는 대부분 직사각형의 형태이며 크기가 다양하다. 유리에는 손으로 직접 갈아낸

뚜렸한 이미지를 (드레멜 전동 휠 혹은 다이아몬드 손 사포로) 세겨 넣었다. 유리에 있는

이미지들은, 인형탈을 쓴 사람, 천을 뒤집어 쓰고 있는 나의 모습, 유리 창문에 비춰지고

있는 천을 뒤집어 쓴 사람, 문장들이 있다. 관람자는 천천히 전시장 내부를 살펴 본다,

유리에 반사되는 빛과 그림자들이 사방으로 놓여져 있는 상황을 경험하게 될것이다. 손전등의

빛을 자유롭게 움직여 유리의 매끈한 표면과 빛나지 않은 표면을 볼수있다. 천을 뒤집어 쓴

모습이 세겨져있는 〈 An Intermediate Being 〉 앞에 서게 되면 유리에 자신의 모습이

반사되어 투명 천에 둘려쌓인 상태를 느낄수 있다.